전륜 구동과 후륜 구동의 차이 - 원리, 코너링, 승차감, 눈길 주행 특성 비교

후륜 구동 자동차가 승차감과 코너링이 좋고 전륜 구동은 연비와 눈길 빙판길에서 유리하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이번 글에서 전륜 구동 자동차와 후륜 구동 자동차의 역학적 특징과 주행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 기본 메카닉스와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특성을 비교하는 것이므로 가변 스티어링, 자세 제어장치, 어댑티브 서스펜션, 사륜구동 등의 첨단 옵션은 내용에서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륜 / 후륜 구동 자동차의 구조적 특징

전륜 구동 자동차는 모두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전면에 위치한 엔진에 변속기와 등속조인트를 통해 앞바퀴가 연결되어 구동되며 뒤쪽에는 동력 전달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앞바퀴는 조향과 구동의 복합기능을 수행하게 됩니다.

후륜 구동 자동차는 전면에 위치한 엔진에 변속기와 프로펠러샤프트그리고 디퍼렌셜 기어를 통해 뒷바퀴가 연결되어 구동되며 앞바퀴는 순수 조향 기능만 하게 됩니다.

이러한 조향과 구동 기능의 분리로 같은 조건에서 후륜 구동차의 승차감이 상대적으로 더 좋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전륜 구동차와 후륜 구동차 비교 이미지
전륜 구동차와 후륜 구동차 비교

다른 형태의 후륜 구동 자동차도 간단히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Mid engine Rear drive 차량은 엔진이 차량 중간에 위치하고 뒷바퀴를 구동하는데 경주용 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며 실내공간이 협소한 것이 큰 단점입니다. 람보르기니 가야도르 등에 적용됩니다.

Rear engine Rear drive 차량은 차체 뒷부분에 엔진을 배치하여 역시 뒷바퀴를 구동하는데 구동 효율과 실내공간 배치가 유리하나 고속 안정성이 떨어져 운전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유독 포르셰 911 시리즈만 고집스럽게 꾸준히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원심력과 마찰력

물체가 원운동 할 때 원궤도 밖으로 나가려는 원심력은 구심력과 크기는 같고 방향만 반대인데 물체의 질량과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고 회전반경에 반비례합니다.

따라서 차가 코너링 시 순간적 원운동을 하게 되는데 원심력은 차량속도에 아주 민감하여 제곱 값으로 크게 변하며 회전반경이 작으면 즉 조향 각이 크면 증가합니다.

원심력과 마찰력 공식 설명
원심력과 마찰력 공식

물체가 어떤 바닥면에 있을 때 마찰력 F는 물체 사이의 마찰계수 뮤에 물체가 바닥면에 수직으로 가하는 힘 N 즉 무게를 곱하면 됩니다.

정지상태에서 움직이기 직전까지의 마찰계수가 정마찰 계수이고 동마찰 계수는 움직인 후의 마찰계수로 정마찰 계수보다 그 크기가 작습니다.

따라서 일단 미끄러지면 마찰력이 감소하므로 최대한 바퀴가 미끄지지 않는 한도에서 제동하도록 설계된 브레이크가 ABS(Anti-lock Brake System)입니다.

언더/뉴트럴/오버 스티어링

다음은 자동차의 코너링 형태입니다. 운전자가 조향 한 대로 미끄러짐 없이 원궤도를 따라 코너를 돌아 나오는 경우를 뉴트럴 스티어링이라고 합니다.

차량이 코너 바깥쪽으로 밀리면서 조향 각보다 덜 회전하게 되는 언더 스티어링입니다. 차량이 코너 안쪽으로 돌아서 조향 각보다 크게 회전하는 오버 스티어링입니다.

결국 타이어와 노면의 마찰력이 접지력이 되는데 노면의 상태와 타이어 품질 그리고 타이어에 가해지는 하중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뉴트럴/언더/오버 스티어링 설명 이미지
뉴트럴/언더/오버 스티어링 설명

이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일반 노면에서의 바퀴 하나만의 거동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당히 높은 속도로 코너를 진입하더라도 바퀴가 단순 회전운동을 하는 경우에 마찰력은 원심력보다 커서 본래의 궤도인 파란색 궤도를 따라 코너를 회전해 나갑니다.

엔진에 의해 구동되는 바퀴의 마찰력과 원심력 설명
엔진에 의해 구동되는 바퀴의 마찰력과 원심력

그러나 위의 이미지에서와 같이 엔진에 의해서 바퀴가 구동이 되는 경우에는 타이어 면이 노면을 치고 나가면서 마찰계수가 정마찰계수보다 작아지고 결국 마찰력이 작아지게 됩니다.

즉 구동되는 바퀴는 노면 접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원심력에 의해 원궤도 바깥쪽으로 밀려 나가게 됩니다. (위 이미지에서 빨간색 궤도)

전륜구동차의 코너링

앞에서 설명한 물리 현상을 참조하여 전륜 구동 자동차의 코너링 특징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륜 구동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앞바퀴의 노면 마찰력이 떨어지므로 빠른 코너링 시 원심력을 이기기 못하고 차량 전방이 원 궤도 바깥쪽으로 밀리면서, 본래의 조향각보다 작게 회전하는 언더 스티어링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륜구동으로 인해 앞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모습
전륜구동으로 인해 앞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이 경우 원심력은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추가적인 핸들링 없이 속도만 바로 줄여도 이탈하지 않고 코너를 돌아나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양산차가 전륜 구동을 적용하고 언더 스티어링이 되도록 세팅하는 이유입니다. 전륜 구동 자동차의 상대적으로 낮은 부품 원가 이외에도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명 칼 같은 코너링, 스릴 있고 재미있는 코너링은 언더 스티어링 조건 하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후륜구동차의 코너링

후륜 구동 자동차는 뒷바퀴가 구동되면서 상대적으로 노면과의 마찰력이 떨어지므로 빠른 코너링 시 원심력을 이기기 못하고 바깥쪽으로 밀리는데, 이때 반작용으로 인해 차량 전방 쪽이 원궤도 안쪽으로 힘을 받게 되어 본래 앞바퀴의 조향각보다 더 크게 회전하는 오버 스티어링이 발생하게 됩니다.

후륜구동으로 인해 뒤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모습
후륜구동으로 인해 뒤바퀴의 마찰력이 원심력보다 상대적으로 작아진다.

이때에는 차량이 코너 안쪽으로 상당히 돌아간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히 속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반대쪽으로 카운터 스티어링을 해주어야 합니다.

이것을 확장, 반복하면 전문 레이서들이 묘기로 보여주는 자동차 드리프트가 되는 것입니다.

앞바퀴는 고유 기능인 조향에 집중하도록 하면서 추진력은 후륜 구동으로 얻는 방식이 운전의 재미를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일부 제조사는 약간의 오버 스티어링으로 차량을 세팅하기도 합니다.

차량 무게 배분

가장 이상적인 차량은 4바퀴에 동일하게 무게를 배분하는 것입니다.

좌우 균등 배분은 설계 최적화로 가능하지만 앞뒤 배분은 전륜 구동차의 경우 엔진과 변속기가 위치한 앞쪽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이 있습니다.

후륜 구동차는 차동기어, 프로펠러 샤프트 등의 후륜 구동을 위한 무거운 부품들이 뒤쪽에 배치되면서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완화됩니다.

무게 배분이 앞뒤까지 동일하면 앞뒤 바퀴의 노면과의 마찰력 즉 접지력도 동일하고 차체 중심과 무게중심의 일치로 주행 자세를 방해하는 바람, 미끄러짐 등에 대한 균형 유지가 쉽습니다.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도 차량의 자세 유지가 훨씬 용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급가속, 급제동, 고속주행 안정성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주행 특성

노면과 타이어의 마찰력이 거의 없는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후륜 구동차의 주행 안정성이 더 떨어지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후륜 구동차

구동 후륜 축 기준으로 그 앞쪽에 무게중심과 대부분의 차체가 위치하므로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가해지는 작은 힘들이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증폭되고 이것이 다시 추진력에 의해 진행 방향이 더욱 크게 틀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수레를 뒤에서 밀 때 조정하기 더 힘든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후륜구동차가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뒤쪽에서의 추진력이 진행방향 변동을 더욱 크게 증폭하는 모습
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뒤쪽에서의 추진력이 진행방향 변동을 더욱 크게 증폭시킴

미끄러운 노면에서의 전륜 구동차

반면 전륜 구동차는 구동 전륜 축 기준으로 무게 중심과 차제가 뒤쪽에 있어 진행 시에 발생하는 좌우 변동 요인에 의한 지렛대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혹, 있다고 하더라도 앞쪽에서 당기는 추진력의 반작용에 의해 그 크기 감소되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마치 수레를 앞에서 끌면 조정하기 쉬운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전륜구동차가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앞쪽에서의 당기는 힘의 반동으로 진행방향 변화를 감소 시키는 모습
전륜구동차는 미끄러운 노면 주행시 앞쪽에서의 당기는 힘의 반동으로 진행방향 변화를 감소 시킴

결론

코너링은 전륜 구동차가 언더스티어링, 후륜구동차가 오버스티어링 특성을 갖는데 이것은 구조적 차이에서 오는 역학적 특징입니다.

운전의 재미는 코너링 특성을 포함하여 앞바퀴가 조향에 집중하도록 하는 후륜 구동차에서 더 있을 수밖에 없으며 스포츠카에 후륜이 많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승차감은 조향과 구동 기능의 분리가 되는 후륜 구동차에서 상대적으로 좋게 느껴지지만 서스펜션이나 진동 차단 등 다른 기능이 더욱 우세하게 작용합니다.

앞뒤 무게 배분이 좀 더 좋은 후륜 구동 자동차가 일반도로 주행 안정성은 좋으나 빙판길, 눈길에서와 같이 마찰력이 적은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앞쪽에서 당기는 효과로 인해 전륜 구동차가 더 안정적입니다.